- 한달만에 주간지 브리핑이 돌아왔습니다. ㅎㅎ 연말연시 송년회도 있고 저희도 제작에 여념이 없는터라... 작지만 지켜봐주시는 주간경향 블로그 독자 여러분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 이번 달은 모든 주간지가 공통적으로 김정일 사망을 표지로 사용했습니다. 주간조선은 장성택, 시사인은 김정일을 주로 내세운 것과 달리 나머지는 모두 김정은에 주목했습니다.
- 사실 김정일 사망과 같은 일은 주간지가 다루기에는 참 어려운 일입니다. 김정일 사망 발표된 것은 19일이고, 주간지가  나오는 날짜는 26일입니다. 일주일이나 지난 시점에서 전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뉴스를 다루기란 참 어렵습니다.
- 결국 승부는 분석력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역시 각 주간지마다 특색있게 김정일 사망에 대해 조금씩은 다른 시각과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김정은의 고모부인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은 김정은의 라이벌로 묘사되기도 하고 최측근으로 묘사되기도 합니다.
- 대부분 북한의 급변사태를 낮게 예측했지만, 주간지 특성에 따라 급변사태의 가능성을 짚어보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 또 하나 이번 주 눈여겨 볼 점은 각 주간지가 올해의 인물을 꼽았다는 점입니다. 주간경향은 제작 일정의 특성상 올해의 인물을 지난 956호에 선정했습니다. 안철수 교수에 대한 캐리커처를 실었습니다. 한 독자분께서는 전화를 걸어서 "안철수 캐리커처는 소장가치가 있다"는 말씀을 전해주시기도 했습니다.
- 올해의 인물은 대체로 안철수, 박원순, 김진숙 등의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주간조선만 독특하게 k-pop을 선정했습니다. 


1.

- 김정일 사망에 대한 분석에서 한겨레21은 이제훈 편집장이 직접 기사를 쓰는 승부수를 뒀습니다. 한겨레21은 김정일 위원장이 생전에 스웨덴과 타이, 특히 타이를 주목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타이의 경우 형식적으로는 입헌군주정이지만, 절대군주적인 모습이 강한 국가입니다. 종교, 민족과 함께 왕실이 국가의 한 축입니다. 국기에도 이런 관념이 구현돼 있습니다. 또한 타이는 동남아에서 유일하게 2차대전의 포화 속에서도 독립을 보존했으며, 북한의 선군정치처럼 군부의 힘이 강력한 국가입니다.
- 이어 한겨레21은 2009년 1월 김정은 후계 특종기사를 써 올해의 기자상을 수상한 바 있는 장용훈, 최선영 연합뉴스 기자에게 지면을 부탁합니다. 5페이지에 걸쳐 두 기자는 '김정은의 모든 것'을 심층적으로 파헤칩니다. 사실 김정은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온갖 일간지와 주간지에 정보가 다 나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한겨레21 기사의 특징은 디테일입니다. 김정은의 출생년도가 82년인지 83년인지 84년인지 의견이 분분한데, 그 내막은 무언지, 김정은의 이름이 처음에 김정운으로 알려진 것은 단순한 실수인지 북한 권부의 뜻이 개입된 것인지, 김일성군사종합대학에서 김정은이 받은 특별대우는 무엇인지, 북한 주민들은 김정은 외에 김정남, 김정철의 존재를 알고 있는지 등등 부러울 정도의 디테일을 자랑하는 기사입니다. 경쟁지의 기사이기는 하나 김정은을 알기 위해서는 꼭 읽어볼 가치가 있는 기사라고 생각합니다.
- 한겨레21은 독특하게 올해의 인물을 선정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김진숙, 박원순, 안철수, 외부세력 넷 중 하나를 독자가 고를 수 있게 했습니다. 사실 이 후보군 자체는 신선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독자의 뜻을 묻는 방식은 다른 주간지들이 생각해내지 못했던 부분입니다. 또한 각 인물들마다 전문가들의 추천사를 붙였습니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에 대해서는 하종강 성공회대 노동대학장이 추천사를 썼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해서는 김수진 이화여대 정외과 교수가, 안철수 교수에 대해서는 그의 새로운 측근으로 떠오른 강인철 변호사가 추천사를 썼습니다. 끝으로 사회문제에 적극 개입하는 외부세력에 대해서는 이진경 서울산업대 사회학과 교수가 추천사를 썼습니다. 
- 한겨레21은 각 인물들에 대한 구구절절한 설명을 붙이기보다 '직설'로 풀어나가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직설의 주인공 한홍구-서해성에 이어 최재천 변호사가 올해를 진단합니다. 한홍구 교수는 "안철수를 올해의 인물로 만든 것은 민주당 지도부인 정세균, 손학규, 박지원"이라고 지적합니다. 정부여당의 헛발질을 민주당이 제대로 수렴해내지 못했다는 평입니다. 서해성 작가는 "한진중공업 문제는 노동문제를 노동자만의 문제로 보는 것을 넘어서 '우리 문제'로 인식하게 된 첫 사례"라고 지적했습니다. 최재천 변호사는 "박원순의 기득권 포기과정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서울대, 검사, 변호사, 유명 시민운동가라는 기득권을 하나씩 내려놓는 과정이 시민들에게 감동을 줬다는 설명입니다.
- 끝으로 한겨레는 올해 주목받았던 인물들을 'vs 인물열전'으로 묶었습니다. 학생운동 시절 내란죄로 처벌받았던 이명박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내란선동'의 주범 김어준 딴지총수는 '내란음모'라는 키워드로 묶였습니다. 야권통합을 주도하며 안철수 이전 야권의 최대 유력 대권주자였던 문재인 이사장과 무상급식 주민투표의 거대한 파장의 시발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하하호호'로 묶였습니다. 추락하는(下) 오 전 시장과 기세가 좋아져가는(好) 문 이사장을 비교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 외에도 최시중 방통위원장, 이윤재 전 피죤 회장은 '장수만세', 스티브 잡스와 무아마르 카다피는 '사필귀정', 박완서와 이소선은 '모정무진'(모정은 끝이 없다), 최동원과 선동렬은 '첩혈쌍웅'으로 묶였습니다.
- 한겨레21은 소소한 재미도 잊지 않았습니다. 어디서 찾았는지 모르는 닮은 꼴 사진이 나옵니다. 노희경 작가와 김진숙 지도위원, 옴 진리교 교주와 꼼 진리교 교주 김어준 총수가 닮았습니다. 이정희 전 대표와 노영심씨가 닮았습니다. 대망의 마지막 작품은.. MB와 메릴린 맨슨입니다. 마지막은 널리 알려진 것이라 좀 아쉽네요 ㅎㅎ 
- 한겨레21이 웃고 떠들려고 책을 만든 건 아닙니다. 마지막은 '잊지 말아야 할 죽음들'을 화보로 만들었습니다. 쌍용차 노동자와 가족 19인의 영정, 4대강 공사현장에서 사망한 노동자, 생활고로 사망한 작가, 이마트에서 냉동설비 수리 도중 사망한 대학생 등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끝으로 한겨레21은 '당신들'이 올해의 인물이라며 각종 보통 사람들의 사진을 2p에 걸쳐 실었습니다.

 2.

- 주간조선과 주간동아는 보수 성향으로 알려져 있지만 김정일 사망 문제만큼은 조금 다른 대응을 보였습니다.
- 주간조선은 김정일 사망에 관해 박형중 통일연구원 상임연구위원 등 외부 인사들에게 지면을 맡겼습니다. 장성택은 김정은의 경쟁자라기보다는 군부를 견제하려는 김정일의 책략에 가깝다는 분석입니다. 그리고 장성택이 떠오르는 것은 한국보다 중국과의 경제교류를 넓히려는 신호로 보고 있습니다.
- 주간조선은 중국과 북한의 긴밀한 관계가 계속되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중국은 김일성 사망 때보다 김정일 사망 때 하루 빠르게 빈소를 조문했고, 애도 성명은 4시간만에 냈습니다. 김정일에 대한 중국 측의 친근한 표현(일상에서 보통 사람들끼리 나눌 법한 수위로)도 자연스레 사용되고 있습니다. 반대로 한중관계는 날로 악화일로입니다.
- 끝으로 주간조선은 김정일 통치 37년을 '악행'으로 규정하며 육영수 암살, 아웅산 테러,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포격사건을 거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김정일이 앓았다는 심근경색에 대해서도 분석합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짧게 끝납니다. 오히려 김정일 사망에 뒤이어 나오는 송년특집 '올해의 인물 K-pop'과 '2011년 정치지형의 변혁'에 비하면 김정일 사망 관련 지면은 홀대를 받은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 주간조선과 달리 주간동아는 사실상 지면의 대부분을 김정일 사망에 투자했습니다. 한 주제에 꽂히면 철저하게 파헤쳐버리는 주간동아의 성향이 여기서도 나타난 것입니다. 
- 수십 페이지에 걸친 주간동아의 김정일 사망 기사 중에 유독 눈에 들어오는 것은 북한 내부의 쿠테타 가능성을 진단한 부분입니다. 주간동아는 평양방어사령부의 위치가 동쪽에 위치해 있다며, 이는 한미연합군의 공격보다는 내부의 불온한 움직임을 견제하려는 포석이라고 분석합니다. 만약 북한에서 군부 쿠테타가 일어난다면, 지역토호와 유착된 외곽지역의 군단들이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 지역토호들이 왜 쿠테타에 가담한다는 것일까요? 김정일 시대 경제난 이후 북한은 '자력갱생'을 강조합니다. 이는 개별 인민들에게만 강조된 것이 아니라 지역 세력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 것입니다. 지역 토호들은 자력갱생 과정에서 중앙정부와 일정하게 거리를 두게 됐고, 김정일 시대 여러 차례 있었던 외곽 군, 당조직 감사와 숙청은 이러한 현상을 반영한 것이라고 합니다.
- 하지만 주간동아도 군부 쿠데타 가능성을 지나치게 높게 보지는 않습니다. 주간동아는 기껏해야 토호로 변한 지역부대의 무장반란 정도가 최대치이며, 인민군 내의 군사 지휘관 외 정치, 보위 지휘관의 존재로 인한 상호 감시와 견제가 쿠데타의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고 진단합니다. 

3.

- 시사인은 김정은이 아닌 김정일의 영정사진을 중심에 둔 표지를 내걸었습니다. 제목은 '김정일이 남긴 최후의 기획'입니다. 시사인은 장성택을 김정은의 라이벌로 상정합니다. 주간조선이 김정일이 장성택을 군부견제용으로 삼았다는 것과 반대로, 시사인은 김정일이 김정은의 군부 장악력을 높이는 과정에서 장성택을 배제하였다고 합니다. 시사인의 분석에 따르면, 김정은은 혈통 계승론을 상징하는 반면, 장성택은 사상 계승론을 상징합니다. 이 투쟁과정에서 김정일이 혈통을 중시한 것이란 해석입니다.
- 이러한 정황은 이영호 총참모장의 존재로 뒷받침됩니다. 시사인에 따르면 이영호 총참모장은 비주류 인사로, 현재 김정은에게 충성을 다 바치고 있습니다. 또한 시사인은 김정은이 노동당 군사위 부위원장에 오른 점, 2009년 선군사상의 위상을 높인 점 등을 김정일의 마지막 기획으로 보고 있습니다. 
 - 시사인은 올해의 인물로 김진숙과 희망버스를 선정했습니다. 안철수나 박원순도 훌륭한 올해의 인물 후보지만, 이들은 사실 올해 하반기에 나온 인물이고, 반면 김진숙은 올해 1월부터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 고공농성을 했던 장본인입니다. 한 해 전체적으로는 김진숙 지도위원을 충분히 올해의 인물로 꼽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듭니다.
- 아울러 시사인은 잊지 말아야 할 '4대 미제 사건'을 다시 한번 들춰냅니다. MB의 내곡동 사저 의혹, KBS 도청사건, 에리카김과 한상률의 기획입국설, 선관위 디도스 공격. 김정일 사망 이후 잊혀져가는 미제 사건들에 대해 시사인은 '누가 찜쪄먹었나 찜찜하네'라고 평합니다. 
- 이 다사다난한 와중에도 시사인은 KTX 민영화 문제를 제기합니다. 시사인은 철도공사 측이 수서-평택 KTX 구간 사업권을 민간 업체에 넘기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보도합니다. 이 구간의 수요를 예측했던 한국교통연구원은 민영화라는 표현 대신 '경쟁체제 도입'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이 연구원은 인천공항철도수요 예측을 엉터리로 한 기관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철도 민영화 전도사로 알려진 구본환씨가 국토부 철도정책관이 된 것 역시 KTX 민영화 정황을 뒷받침 해줍니다. 시사인은 최근 물러난 허준영 철도공사 사장 후임으로 4대강 살리기 기획단장을 지낸 MB맨인 김희국 국토부 2차관이 유력하다고 보도했습니다.
- 시사저널은 불법과외 적발에 나선 학파라치의 실태를 보도했습니다. 한달에 1800만원, 연 2억을 번다는 김모씨의 단속현장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주로 부유층이 거주하는 아파트 단지와 인터넷 과외 사이트를 돌며 단속 대상을 물색합니다. 또한 주기적으로 과외 대상이 되는 학생들을 '취재'해서 정보를 얻습니다. 교육청으로부터 단속 협조를 받기도 합니다. 시사저널은 학파라치의 대부분이 30~50대 주부라고 전합니다. 

Posted by 주간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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