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는 대세다. 인터넷 여론을 움직이는 야전사령부다. 이제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사실 그동안 ‘나꼼수’를 대하는 기성 언론의 태도는 짐짓 ‘모르쇠’였다. 


안철수와 박원순이 야권 후보 단일화를 이뤘을 때, 그 과정을 가장 근접해서 알고 있는 박경철 안동 신세계연합병원 원장을 ‘나꼼수’는 ‘납치’해 인터뷰했다. 거의 유일한 뉴스 소스였다. 그런데도 모른 척이었다. 야권의 유력한 두 후보 초청 토론을 할 때도, 여당 대표 홍준표 의원을 초청 토론했을 때도, 심지어 MB 내곡동 사저 문제를 최초로 폭로했을 때도 언론들은 ‘나꼼수’를 유령 취급하다시피 했다. 요컨대 기존 언론의 시각에선 ‘나꼼수’는 언론이 아닌 것이다. 

기자가 김용민 교수를 만나던 날, 대학에서 언론정보학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들이 나꼼수 팀을 만나러 왔다. 그 과목 담당 교수가 내준 과제의 화두는 이것이었다. ‘나꼼수는 언론인가.’ 복잡한 토론이다. ‘나꼼수’는 팟캐스트로 중계되는 네 남자의 수다다. 어떻게 보면 인터넷을 통한 술자리 방담의 전달처럼 보이기도 한다. 기존 언론에서 최대한 비슷한 것을 찾는다면 A, B, C, D라는 익명으로 연예인들의 사생활을 거론하는 연예기자들의 뒷담화 지상중계 같은 것이다. 

다만 다른 점은 등장하는 사건과 인물이 실명이며, ‘각하’와 그 주변 인물을 정조준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방송을 통해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정부를 비판했다고 혹시 해코지를 당할까 두려워 말라는 것. 한 마디로 “쫄지마!”라는 메시지다. 

<주간경향>은 약 두 달 전,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인터뷰를 통해 ‘나꼼수 현상’을 다뤘다. 다시 ‘나꼼수’를 제작하는 김용민 PD를 인터뷰하게 된 문제의식은 이것이다. ‘나꼼수’는 이제 더 이상 소수의 온라인상 컬트가 아니다. 대전에 운집한 1만여명의 ‘나꼼수’ 팬들이 보여주듯,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가장 강력한 의제설정 기능을 하고 있다. 


번듯한 신문사 건물을 갖고 있는, 수백명의 기자들이 근무하고 있는 언론사가 아니다. 골방 네 남자의 수다가 일으킨 미디어 혁명이다. 게다가 트렌드다. ‘나꼼수’에 이어 ‘나꼼수 경제편’이라는 별칭을 얻고 있는 ‘나는 꼽사리다’가 론칭되었다. 우석훈 박사, 선대인 전 김광수경제연구소 부소장, 방송인 김미화씨가 참여하고 있다. 조금 더 ‘왼쪽’에서는 인터넷 언론사 민중의소리가 제작하고 있는 ‘애국전선’이라는 팟캐스트도 나왔다. ‘명푼수다’라는 우파 버전도 있다. 

‘나꼼수’와 ‘나는꼽사리다’의 공통분모는 김용민 PD다. 어느 방송이든 그의 역할은 일종의 후방지원이다. 출연진 중 누군가 중앙일보 기자들의 “사장님 힘내세요!”를 거론하면, 그를 뒷받침하는 음성자료를 찾아 준비해 편집한다. 

기자가 김 PD를 만나던 날, ‘명푼수다’ 측은 딴지일보 기자를 통해 혹시 “자신들의 방송을 편집해줄 수는 없는지” 물었다. 김 PD의 답은 이렇다. “아, 한 달에 2억4000만원 정도 주면 생각이 있다고 전해주세요. 물론 VAT는 별도입니다.”

-‘나꼼수’가 뜨니까 이제는 보수매체들도 외면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꼭 비우호적인 태도는 아닌 것 같아요.

“그 인간들 웃겨요. 지난번에 그 뭐야, 누가 칼럼을 썼는데 신문에서는 나꼼수를 거론하며 ‘아, 좌파의 수준이 딱 이 정도다’라고 했어요. 그런데 그 회사가 하는 종편에서는 데스크들 사이에서 MC로 영입하자는 논의도 있었다고 해요. 아니 뭐죠? 수준이 이 정도밖에 안 되는 사람들을 종편 MC로 쓰겠다는 게…. 또다른 언론사도 마찬가지입니다. 김어준 총수를 인터뷰한다고 해놨는데 거기 주말판에서는 우호적으로 기사를 실어놓고 또 신문에서는 성북동에 집이 있는데 몇 평이고, 차는 뭐고 휴대폰 기종은 또 뭐다, 그게 도대체 무슨 상관입니까. 이거 고전적인 수법입니다. 저기 돈 많은 사람이 말이야, 나는 꼼수다 하면서 서민을 위한 척한다…. 그 신문이 하고 싶은 말이 그거 아니었겠어요.” 

처음부터 너무 달아올랐다. 조금 진정할 필요가 있다. 평상시 궁금했던 것부터 물어봤다. 초기에 나꼼수는 목요일 정오에 녹음을 시작해서 당일 또는 금요일이면 올라왔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토요일, 월요일 식으로 올라오는 것이 늦어졌다. 이번 29회가 올라온 날은 녹화 다음주 수요일이다. 업로드가 자꾸 늦어지는 이유는 뭘까. 

“실은 일부러 늦추려고 그런 것은 아닙니다. 일단 듣는 사람이 너무 많으니까. 대충 할 수가 없죠. 제가 ‘초벌구이’를 만들면 일단 들어요. 그리고 난 다음에 두 번 굽는 거죠. 굽는다는 게 뭐냐면, 자르고 붙이고 또 자르고. 그걸 김어준 총수에게 건네줍니다. 김 총수가 다시 들어보고 ‘오케이’하면 나오는 건데, 그 과정이 지난한 일입니다.”

-김어준 총수가 태업하지는 않습니까. 

“이번(30회)에는 속도를 내보려고요. 금요일 안으로 올릴 수 있도록.” 

-혹시 편집 같은 일 도움을 받을 생각은 없나요. 팟캐스트 청취자 의견 같은 걸 보면 도움을 주고 싶다 그런 의견을 보이는 분도 많은데. 

“사실 다른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어요. 지루한 과정이에요. 집이나 학교에서 편집하는데 집사람으로부터 그런 이야기를 듣습니다. 만날 똑같은 거 또 듣는데, 헤드폰 끼고 하라고. 제 자랑 같습니다만, 편집을 통해 정말 스무드하게 넘어가도록 만드는 거, 대한민국에 저를 뛰어넘을 사람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들어보면 그냥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 같죠? ‘허벌창’이에요. 여기 자르고 저기 편집하고. 유시민·노회찬·심상정이 출연했을 때 총 시간이 4시간 30분이었어요. 그걸 2시간 20분으로 줄여놨는데, 그냥 뭉텅이로 들어낸 것이 아니라 거의 1초, 3초, 5초 간격으로 수없이 잘랐거든요. 그걸 자연스럽게 이어붙인 것인데….” 

-늦어지다보니 지난번 같은 일도 생깁니다. 수요일 날 국회에서 ‘FTA 날치기’사건이 벌어졌는데, 앞에 나꼼수 일동 명의의 내레이션은 나중에 추가하신 거죠. 

“예. 다 만들어놓았는데 편집하는 와중에 뉴스를 보니까….” 

-그동안 편집한 부분 중 시의성 때문에 날린 부분도 많습니까. 

“꼽사리 2회의 경우가 그래요. 녹음을 해놓고 보니 사건이 벌어졌고 그 FTA 때문에 녹음을 다시 해야 할 것 같아요.”

나꼼수와 관련한 ‘현안’에 대해 물었다. 11월 24일, 언론들은 “경찰의 나꼼수 소환이 임박했다”는 보도를 내놓았다. 심경이 궁금했다. 

-소환조사를 한다는 보도를 봤습니다. 어떻게 대비할 생각입니까. 

“사실 벌써 소환했어요. 구청에서 호남사람들을 쫓아낸다고 인터뷰한 동장님 있잖습니까. 소환조사를 했다고 하네요. 인터뷰한 걸 녹음해놓고 방송에 나갈지는 몰랐다고, 그렇게 말했다고 하는데.”

-나꼼수 인터뷰 이후에 후속보도는 안 나왔나요. 

“이전에 한겨레에서 그 건 관련 보도는 나왔고, 인터뷰가 육성으로 나온 건 나꼼수가 처음이었죠.”

-보도를 보니 경중을 나눠서 차례로 소환할 수도 있다고 하는데. 

“사실 개인적으로 나경원 의원 건과 관련해서 한 마디도 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죠. 최종적으로 편집해 내보낸 건 나였으니까. 이건 내 생각인데, 경찰에서 나오라고 하면 네 명이 다 재벌 회장 ‘코스프레’를 하는 겁니다. 휠체어를 타고 환자복 입고 출두하는 거야. 변호사가 뒤에서 따라오고, 입구에 건장한 남자들이 모여서 ‘김 총수 힘내세요!’라고 소리치고.” 

-그건 재벌 회장이 아니라 모 신문사 이야기인데요. 

“그렇죠. 사실 우리는 경찰이 우리를 안 부를까 걱정됩니다. 이미 많은 대비를 해놨습니다. 두고 보세요. 재미있는 일이 많을 겁니다.” 

-보수매체가 흔히 하는 나꼼수에 대한 지적은 이것입니다. 사실과 허구의 경계에서 줄타기를 한다고. 그러니까 사실과 추측이 섞여 있다는 거예요. 

“지금 우리 보고 괴담, 괴담 하는데, 좋습니다. 괴담이라고 치자고요. 사실 괴담이라는 게 거짓말이라는 말은 아니에요. 그런데 그 괴담 중에 거짓말로 규명된 것이 있어요? 의혹 제기입니다. 그런데 그 의혹 제기를 괴담이라고 한다면, 조선·중앙·동아는 날마다 의혹 제기를 하는 신문 아니에요. 그것도 터무니 없는 근거를 갖고. 나는 ‘인간어뢰’ 문제부터 해명하고 우리에게 괴담 이야기를 하라고 강조하고 싶어요. 아니 사실도 아니고 완전 소설인데, 그에 대한 해명 한 마디, 나는 들어본 적 없어요. 몇 가지 사례를 들면서 이게 괴담이라고 하는데, 그 중에 허위로 판명난 게 있냐는 거예요. 우리는 분명히 의혹이라고 이야기했고 소설은 소설이라고 이야기했어요. ‘각하는 절대로 그럴 분이 아니다’라고 농담조로 이야기한 부분에 청취자들이 호응하고 재미있어 한다면 그 반응에 주목해야지요. 여기에 호응하고 아, 또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청취자들까지 같이 매도해서 쓰레기로 만드는 처사거든요. 나는꼼수다는 기본적으로 청취자들이 스마트하다고 믿고 있어요.”

-진보 쪽 비판도 있어요. 김어준 총수는 항상 콘텐츠가 아니라 애티튜드가 중요하다는 말을 합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그 자세, 정치적 스탠드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단적으로 시각이 갈리는 것은 곽노현 교육감 사건에 대한 입장 문제인데요. 

“시각차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곽노현의 경우 ‘나꼼수’의 시각은 과도하게 밀어붙여 결국 서울시 교육청을 뺏으려는 음모 아래서 진행된다는 것인데.”

-의도가 어쨌든 돈을 건넨 행위는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제 결국 이 부분과 관련해서는 논리의 영역보다는 감성, 직관의 영역이 개입되다보니까, 어떻게 보느냐의 문제예요. 법이라고 다 옳은 것은 아니잖아요.” 

-그렇긴 하죠. 

“여러 상황을 보면 서울시 교육감을 낙마시키려는 음모가 진행되는 것은 분명해 보이는데 진보도 어느 틈에 기존 검찰 프레임에 갇혀 말려들어가는 것이 문제입니다. 검찰이 주장하는 것이 맞냐 틀리냐에 국한되는. 그런데 그건 권력이 갖고 있고, 보수가 그동안 가져왔던 프레임이거든요. 진보는 단 하나의 잘못도 없어야 한다. 자신들은 비리를 저질러도 문제가 안 되는 구조고. 이런 논리를 우리가 또다시 수용해야 하느냐, 그런 지점의 문제의식이 아니겠어요.”

문득 개인적인 것도 궁금해졌다. 김 PD는 ‘나꼼수’ 멤버 중에서도 제일 바쁜 것으로 소문이 났다. 

-일정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특히 오늘(11월 24일) 그러네요. 거의 시간 단위로 일정이 있습니다. 매일 아침방송 두 군데하고.” 

-몇 시에 일어납니까. 

“오전 4시에는 무조건 일어나야 해요. 경기도 용인에 사는데 멀리 나가야 하니까. 먼저 ‘김소원의 SBS전망대’라고, 7시 10분쯤에 나갑니다. 그리고 8시에 ‘이수경의 파워FM’에 출연합니다. 일을 많이 해야 하는데….” 

-왜요. 

“현재는 일이 많지 않은 편인데, 만약 정권이 바뀌어서 어디 들어가면 사람들이 뭐라고 하겠어요. 저거 밀고 들어갔다 그런 이야기가 나올 거 아닙니까. 지금 하는 방송에서 살아남아야 하는데….”

-최근 책을 많이 내셨는데….

“<조국현상을 말하다>, <나는꼼수다 뒷담화>, <보수를 팝니다>를 모두 합쳐서 ‘28쇄’를 했습니다.”

-그러면 인세가 꽤 되지 않나요. 

“<나는꼼수다 뒷담화> 책에서 밝혔는데, 저에게 발생하는 수익 전액을 딴지일보 서버비로 넣겠다고 밝힌 바 있어요.” 

김 PD는 자신이 참여하고 있는 ‘나꼼수’가 어느 한쪽 편에 서 있는, ‘편파적인 매체’라는 것을 부인하지 않았다. 다만 편파적으로 공정한 것과 공정하게 편파적인 것을 구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편파적으로 공정한 것이 공정한 것’이고, ‘공정하게 편파적인 것은 편파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어준 총수가 그런 말을 하거든요. 나는 편파적이다. 하지만 그 과정은 공정했다. ‘편파적이면서 공정한 것’은 뭐냐면 두루두루 모든 것을 이야기하고 살피는 사람의 태도예요. 이와 반대되는 것이 ‘공정하게 편파적인 것’이죠. 지금 KBS, MBC 보도하는 것을 보면 처음에 야당 이야기를 반을 실어주죠? 그리고 나머지 반은 정부와 여당의 반응이에요. 그런 다음 MBC 뉴스 아무개 기자입니다. 그리고 끝. 시시비비를 가려야지 왜 가리지 않는 거예요.” 

-그런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김어준 총수는 ‘각하가 퇴임하는 날까지 나꼼수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했는데, 그 전에 끝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 아니냐…. 

“누가 끝난다는 겁니까. MB가 퇴임한다는 겁니까. 아니면….” 

-이쪽, 나꼼수팀이 잡혀가는….

“그럴지도 모르지요. 항상 그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무리수를 둘 만큼 정무적 판단을 못할까 하는 의구심도 갖고 있습니다.” 

-전혀 엉뚱한 방향에서 치고 들어올 가능성도 있는 것 아닙니까. 

“그래서 어처구니없는 것에서 걸리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 쪽에서는. 정봉주 전 의원의 경우 정치인이니까 어떤 형태로든 돈은 절대로 받지 않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고 고민해주고 있으니까, ‘저쪽’에서도 해봐야 별 소용없지 않을까요. 하하하!”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Posted by 주간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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