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이 얼마 안 된다고 하면 흔히들 ‘이 정도는 껌값이야’라는 표현을 씁니다. 그런데 몇 달 전 껌값이 껑충 뛰어 이제는 이런 표현도 더 이상 함부로 쓸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자일리톨이란 껌은 슈퍼마켓에서 700원입니다. 24시간 편의점에서는 무려 1000원입니다. 껌값이 장난이 아닙니다. 껌이 아닌 다른 물건의 값도 급등해 체감물가지수는 더욱 장난이 아닙니다.    

슈퍼마켓에서 주인에게 껌값이 올랐다고 이야기했더니 재미있는 답변을 합니다. 
“모든 것이 오르지만 정말 오르지 않는 것이 있어요.”
그것이 무엇일까요? 슈퍼마켓 주인은 두 가지를 이야기했습니다. 
하나는 ‘자식의 성적’, 다른 하나는 ‘남편의 봉급’입니다. 그 자리에서 무릎을 칠 명답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오르지 않아야 할 것은 오르고, 올라야 할 것은 오르지 않을까요. 그것은 중산층이거나 서민이기 때문에 뼈저리게 체험하는 것입니다. 

상위 10%에 속해 있다면 ‘자식의 성적’은 과외비에 정비례해 올라가게 마련입니다. 족집게 사교육 전문가들은 이미 준비된 실력을 갖추고 이들의 자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들 상위 계층에게 ‘남편의 지갑’은 두둑해져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백화점에 가서 쇼핑을 하더라도 비싸진 물가는 ‘껌값’에 불과합니다.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대학 등록금도 이들에게는 ‘껌값’입니다. 

문제는 늘 중산층이나 서민입니다. 아이가 어릴 때는 영어유치원, 초·중·고 때는 과외비와 학원비, 대학교 때는 등록금으로 등골이 빠져나갑니다. 젊은이들 자신은 어떻습니까? 20대에는 등록금을 대출하느라, 30대에는 등록금 대출금을 갚느라 등골이 빠집니다. 

정부나 정치권은 이 상황을 그냥 구경하는 방관자에 불과합니다. 이제 더 이상 정부나 정치권이 방관하도록 놔둬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우리 스스로가 대학 등록금 때문에 우리의 삶을 방치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더 이상 등록금의 노예가 되지 않아야 합니다. 이제 자녀의 등록금이나 자신의 등록금으로 삶이 피폐화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슈퍼마켓 주인처럼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물어보고싶어집니다. 
“모든 것이 오르지만 이것보다 더 오르는 것이 있어요. 그것이 무엇일까요?”
이미 정답을 알고 계실 것입니다. 답은 대학 등록금입니다.


<윤호우 편집장 hou@kyunghyang.com>

Posted by 주간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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