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바쁘시네요”라고 쏘아붙였다. 분풀이성 첫 질문이었다. 인터뷰하기까지 얼마나 마음을 졸이게 만들었는지는 여기서 굳이 밝힐 생각이 없다. 홍길동만큼이나 잡기 어려웠던 자칭 딴지그룹 총수 김어준(아래 사진)을 만난 것은 원고 마감 시점인 지난 9월 23일 오후 1시 반쯤이었다. 파란 셔츠에 검은 넥타이를 맨 털투성이 얼굴의 김 총수는 기자의 속을 들여다보기라도 한 양 너스레를 떨었다.

“예, 요새 지구 온난화 문제나 북극곰 문제라든가… 문제가 많아서… 아하하.”
웃는 얼굴에 침 뱉으랴. 함께 웃고 말았다. 더구나 인터넷 라디오방송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로 요즘 천정부지로 뜨고 있는 몸이니… ‘각하를 위한 헌정방송’이라는 콘셉트로 현 정부와 이명박 대통령을 풍자하는 나꼼수는 국내 팟캐스트 전체 프로그램 순위에서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등 쟁쟁한 지상파 프로그램을 제치고 1위를 달리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뉴스·정치 부문 프로그램 가운데 다운로드 1위에 올랐다. 용서고 자시고 할 처지가 아니다.(그렇다고 기회를 봐서 딴지의 주특기이자 지상과제인 똥침으로 한 번쯤 갚아주고 싶은 욕망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바로 인터뷰에 들어갔다. 서울 여의도의 한 커피전문점에서.



요즘 ‘안철수 현상’에 이어서 ‘나꼼수 신드롬’이….
“(말을 끊으며) 나꼼수 신드롬이 먼저였습니다.”

암튼 나꼼수 신드롬이라고 하죠. 작명의 귀재인 김 총수께서 이 현상을 직접 작명 좀 해보시죠. 예를 들면 안철수 현상을 ‘안풍’이라고도 하듯이 이걸 ‘꼼풍’이라고 한다든가….
“글쎄요. 뭐 여러 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는데… 꼼풍이라고 하죠. 잘 만드셨네요.”
‘나는 꼼수다’와 같은 패러디 요소는 그가 진행하는 거의 모든 프로그램과 칼럼의 제목에 배어 있다. ‘색(色)다른 상담소’ ‘뉴(New)욕(辱)타임스(Times)’ ‘김어준이 만난 여자’ ‘그까이꺼 아나토미’ 등. 10월 초 출간할 그의 책 제목 ‘닥치고 정치’도 그가 직접 붙인 것이다.

나꼼수 신드롬이 안풍을 능가할 기세인데요. 두 현상의 비슷한 점과 다른 점이 뭐라고 생각합니까.
“가장 비슷한 점은 이런 것 같아요. 이명박 대통령으로 인해서 만들어진 시대의 결핍 같은 게 있잖아요. 지극히 사사롭고, 이기적이고, 이익 중심이고, 그 안에 인간은 없고, 그리고 뭐 국가를 수익모델로 한다든지,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든지, 오로지 자기 것만 챙긴다든지, 심지어 가난하면 머리가 나쁜 것 아니냐고 한다든지….
기타 굉장히 많은 태도를 드러내잖아요. 그 태도로 인해서 사람들이 받은 상처라든가 결핍이 있고, 거기서 오는 정치의 부재를 경험하는 것이죠. 말하자면 이명박의 여집합, 이명박 아닌 것의 합집합, 혹은 그 시대로부터 받은 상처에 대한 위로, 그런 게 나꼼수를 통해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는 지점이죠. 그게 하나의 인물로 체화된 게 안철수고요.”

김 총수의 표정이 진지해지고 말도 빨라졌다. 그는 두 현상의 또 하나 비슷한 지점으로 메시지 유통구조 내지 프레임의 확산 채널에 대해 이야기했다.

“기존의 구조는 보수가 완전히 장악한 상태잖아요. 방송3사와 조중동 등 오프라인은 물론이고 포털까지 포함하면 온라인에서도 자신의 의도대로 프레임이나 메시지를 유통시킬 상당한 힘을 갖고 있는 거죠. 저희는 여기에 일대 일로 맞서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전혀 다른 방식으로 새로운 구조를 만드는 것은 가능하다고 봤어요. 인터넷과 스마트폰과 SNS, 이 셋이 따로 있지 않고 합쳐지면 새로운 메시지 유통구조가 탄생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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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주간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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