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며칠 사이에 프로야구의 ‘레전드’라고 할 수 있는 장효조 선수와 최동원 선수가 잇따라 타계했습니다.

9월 13일에는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600만 관중을 돌파했습니다. 고인이 된 두 선수의 레전드가 그랬듯이, 프로야구 경기가 그 어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하고 그 어떤 다큐보다도 우리 삶을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장효조 삼성 2군 감독(왼쪽)과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오른쪽) / 연합뉴스, 이석우 기자

 

지난 8월 17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는 SK와 삼성의 프로야구 경기가 열렸습니다. 이날 경기가 열리기 전 SK 김성근 감독은 기자들과 만나 이번 시즌을 끝으로 감독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폭탄 선언을 했습니다.

이날 경기의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요? 결과는 9대 0이었습니다. 삼성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습니다. 선두를 다투는 두 팀이었지만, 그리고 SK에서 글로버라는 다승 투수가 선발투수로 등장했지만 결과는 SK의 일방적인 패배였습니다.

이처럼 프로팀끼리의 경기는 아주 조그만 요인에도 승패가 엇갈립니다. 무승부로 8회까지 접전을 벌이다가도 어느 한 순간 균형이 무너지게 되면 엄청난 스코어 차이로 경기가 끝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프로스포츠의 매력이 바로 이런 데 있기 때문에 관중들은 열광하고 야구장을 찾게 됩니다.

프로는 ‘프로페셔널’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다시피 전문적인 기술과 전문가적인 정신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프로와 아마 간에 경기가 벌어지면 결과는 대부분 예상 그대로 나타납니다. 간혹 아마 팀이 승리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1회적인 현상에 불과할 뿐입니다.

하지만 요즘 유독 ‘아마추어들’이 연일 바람을 일으키는 분야가 있습니다. 정치입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박원순 전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대표적입니다. 안 원장은 서울시장 가상 대결에서도 1위를 차지하더니 본인이 의사를 표명하지도 않은 내년 대선 가상 대결에서도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습니다.

정치에 관한 한 프로들의 집합체인 정당에 가입하지 않고서도 이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기현상에 대해 정치권은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이미 오래전부터 있어왔습니다. 여론조사에서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은 ‘무당파’가 오히려 한 특정 정당의 지지자보다 많은 경우가 나타납니다. 그래서 선거는 마치 최선을 뽑는 것이 아니라 차선을 뽑기 위해서, 아니면 최악을 낙선시키기 위해 차악을 선택하는 행위로 비쳐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유권자들은 프로 정치인들을 묵묵히 관찰하고 있습니다. 프로가 프로답지 못할 때, 프로가 감동을 주지 못할 때, 그들은 어쩌면 순수한 아마추어에게 표를 던질지 모릅니다. 그리고 이렇게 프로에게 말할 것입니다. “왜들 이러십니까, 아마추어같이!”

<윤호우 편집장 hou@kyunghyang.com>

Posted by 주간경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