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순)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이상돈 전 중앙대 교수·윤평중 한신대 교수·신혜식 독립신문 대표·최인식 한국시민단체협의회 집행위원장·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


극우성향을 여과 없이 드러내 논란이 되고 있는 일간베스트(일베)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진보진영은 분노한다. 일정한 제재를 받도록 하거나 아예 사이트 자체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합리적인 역사인식과 사실에 근거한 세계인식을 거부하거나 의도적으로 조롱하는 유해 사이트라고 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기존 보수는 일간베스트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합리적 보수, 뉴라이트 지식인, 보수성향 시민단체 활동가, 보수성향 저널리스트 등 다양한 스펙트럼의 보수 인사들에게 물었다.

정원식·김태훈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68)

- "일베는 종북좌파에 억눌려 있던 네티즌들이 좌파의 선동에 대항하기 시작한 것"

- 전 국제신문 기자, 전 월간조선 편집장, 현 조갑제닷컴 대표

- 일베에 대한 기본입장 : "일베도 그 안에 있는 여러 네티즌들이 다양한 주장을 펴는 곳이다. '일베'라고 묶을 수 있는 확고한 정체성이 있다고 볼 순 없다. 거친 느낌이 있지만 종북좌파의 주장을 반박하고 그들의 문제를 제기한다는 점에서 나는 어느 정도 긍정적이라고 본다. 좌파의 주장에 그동안 억눌려 있던 네티즌들이 그동안 (좌파의) 성역으로 여겨졌던 부분에서 좌파의 선동에 대항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 종편에서 일베의 주장처럼 5·18 북한 개입설을 방송했는데 : "언론이 검증이나 확인과정 없이 탈북자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소개한 것은 잘못이다. 반성할 부분이지만 사과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그보다 몇 년 전 영화 <화려한 휴가>에서 군인들이 광주 시민들을 학살한 것처럼 그렸는데 그에 대한 언론의 검증도 없었다. 국방부도 문제제기하지 않고 진짜 일어난 사실에 대해선 해명하지 않았다. 이렇게 사실을 호도하고 왜곡하는 부분에 대해 언론이 똑같이 지적해야 공정성을 지키는 것이다."

- 일각에서는 일베를 폐쇄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 "언론을 탄압하는 것이고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하는 일로, 위헌 소지가 있다. 개별적인 글에 대해서는 명예훼손 책임을 물어 법적인 대응을 하면 된다. 사이트 전체를 문닫게 하는 법적인 조치는 말이 안된다."


* 이상돈 전 중앙대 교수(62)

- "일베에 광고한 기업이 있다는 걸 유심히 봐야 한다. 배후에 누가 있는게 아닌가"

- 전 중앙대 법대 교수,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

- 일베에 대한 기본입장 : "쉽게 말하면 어버이연합이 온갖 문제에 나서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라고 본다. 북한군 개입 주장은 예전부터 있던건데 일부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이 있을 수는 있지만 사회 대부분의 사람들은 북한 개입설 같은 주장에 의미를 두지 않는다. 난 그보다 대형마트에서 일베에 광고를 했다는 사실을 더 유심이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자발적으로 한 것 같진 않고 배후에 누가 있는 것 아닌가"

- 종편에서 일베의 주장처럼 5·18 북한 개입설을 방송했는데 : "시청률 때문에 선정적인 내용을 보냈는데 그 방송이 나간 뒤로 오히려 시청률이 떨어졌다고 들었다. 방송이 중립적이지 않은 결과로 결국 사과까지 했는데 이것만 봐도 문제를 알 수 있다"

- 일각에서는 일베를 폐쇄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 "명예훼손에 대해 민사소송을 해도 시간이 오래 걸리고 결국 그 사안이 흐지부지 잊혀진다. 법정으로 간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일베를 폐쇄해도 어차피 또 다른 사이트가 생길 것이다. 사회적으로 자정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낫다"


* 윤평중 한신대 교수(57)

- "5·18을 부정하는 것은 헌정체제에 대한 도전이자 도발"

- 현 한신대 철학과 교수, 전 대통령직속 사회통합위원회 위원

- 일베에 대한 기본입장 : "한마디로 병적인 현상이다. 이 문제를 진보/보수 간 대립이라는 프레임으로 보는 것에 반대한다. 일베에 잠깐 들어가본 일이 있는데, 올라와 있는 글들을 보고 언급할 가치도 없는 내용이라고 판단했다. 물론 일베같은 집단을 합리화할 수 있는 입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상적인 차원의 언어놀이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의 일베현상은 건전한 보수/진보 간 갈등의 관점에서 논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몰상식을 넘어선 병적 징후다. 유언비어와 날조된 얘기로 젊은 층이 혹할 스토리를 만들어 인기를 쓰는 것인데, 부정적인 의미의 집단지성이라 할 수 있다. 현재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는 1987년 민주화 항쟁을 바탕으로 하는데 그것을 가능하게 한 것이 잠재돼 있던 5.18이다. 이것을 부정하는 것은 헌정체제에 대한 도전이고 도발이다. 어찌 보면 네오나치의 발흥과 비슷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종편에서 일베의 주장처럼 5·18 북한 개입설을 방송했는데 : "상업방송임을 그대로 드러내는 종편들이 적자가 쌓이는 상황에서 시청률에 목을 매 선정적인 방송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다. 사실적 근거가 있건 없건 악명을 떨쳐서라도 입에 오르내려야 하니까 그런 방송이 나온 것이다"

-일각에서는 일베를 폐쇄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 "독일에서 나치와 관련되거나 나치를 연상시키는 행동을 처벌하는 것처럼 운영금지가 하나의 선택지일 순 있다. 하지만 공론 영역에서 자율적으로 그런 무리한 주장들이 걸러지게 하는 것이 더 낫다. 지금 일베가 논란이 되고 있는 것도 그런 자정작용이 일어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본다."


*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50)

- "일베의 과격한 주장 때문에 오히려 사회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

- <강철서신> 저자, 시대정신 편집위원,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

- 일베에 대한 기본입장과 종편의 5·18 왜곡보도에 대해 : "일베에 들어가본 적은 없다. 하지만 언론 보도 내용을 미루어볼 때 지나칠 정도로 문제가 되는 주장이 나오는 것 같다. 보수는 일반적인 인식을 계승하는 입장인데, 그런 점에서는 일베를 보수라고 보기는 힘들다. 과격한 주장 때문에 오히려 사회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 종편의 경우 시청률에 얽매여 그런 무리한 내용까지 내보내게 된 것 아니겠나."

- 일각에서는 일베를 폐쇄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 "행정부는 객관적인 위치에 서야 하니 일베에 대해 어떤 조치를 내리긴 어려울 테고 결국 사법부의 판단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그런데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어느 한쪽 정치집단의 주장만으로 운영금지까지 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 최인식 한국시민단체협의회 집행위원장(55)

- "상식적인 보수라면 받아들이지 않을 주장 때문에 오히려 보수 전체가 욕먹을 수 있어"

- 국민행동본부 사무총장, 한국시민단체협의회 집행위원장

- 일베에 대한 기본입장 : "일베는 커뮤니티 활동을 하는 공간일 뿐이다. 그 내부에도 다양한 주장이 나온다. 5·18 당시 북한이 개입했다는 말은 보수진영에서도 일부만 공감하는 주장이다. 일베 사용자가 책임있는 개인이 아닌데 일부의 잘못된 주장에 의미 부여를 할 필요가 없다. 상식적인 보수라면 받아들이지 않을 주장 때문에 오히려 보수 전체가 희화화되고 욕을 먹을 수 있다"

- 종편에서 일베의 주장처럼 5·18 북한 개입설을 방송했는데 : "일종의 방송사고라고 본다. 사전에 섭외단계에서부터 그런 일방적인 주장이 나올 것을 미리 알고 걸러냈어야 했다. 책임을 져야 한다."

- 일각에서는 일베를 폐쇄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 "일베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책임있는 위치에 있는 것도 아닌데 그런 활동을 금지한다는 건 옳지 않다. 그렇게 따지면 민주당은 종북 사이트나 종북세력과의 연계를 먼저 끊어야 일베 운영금지 같은 주장을 할 수 있는 것이다"

- 올해 1월 인터뷰 내용 : "(일베는) 이쪽이다 저쪽이다를 떠나서 옳은 것을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인터넷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모인 것이라고 본다. 그런 활동들이 그동안 좌파 성향 사람들의 독부대였다가 인터넷 공간이 이제 전국민의 보편적인 활동공간이 되면서 일어난 현상이다. 인터넷 공간의 균형이 맞아가는 것이다. 그전에는 인터넷 공간이 거짓말과 허위정보를 가지고 선동되는 곳으로 전락했다면 이제 인터넷이 제대로 바른 방향을 자리잡아가는 과정에 있다. (일베의 거친 언어사용은) 특정 사이트의 문제가 아니라 인터넷이 갖고 있는 어두운 면이 나타난 것이다. 일부 사용자들의 말투 때문에 본질(보수적 주장을 뜻함)이 다른 방향으로 읽혀질 수 있다. 그런 사람들은 자연스레 여과되어 질거라고 본다. 그렇게 자정이 안된다면 법으로라도 엄격히 제한을 해서 여러 수단과 사회적 합의를 통해 인터넷에서 바른 소통이 이뤄질 수 있게 해야 한다. 인터넷이 대중화된 소통 기구인데 여기서 무책임하게 남의 프라이버시를 해치거나 해선 안된다. 인터넷 악플 때문에 연예인들이 자살하기도 하고 이렇게 인터넷이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상황에서 인터넷이 해악을 끼치는 것에 대해선 대책을 세워야 한다"


* 신혜식 독립신문 대표(45)

- "일베 문제는 자체적인 자정이 가능한 사안. 민주당이 너무 정치적으로 접근하고 있어"

- 전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 회장, 현 독립신문 대표

- 일베에 대한 기본입장 : "일베 안에도 이런저런 목소리가 있는데 전체를 싸잡아 매도하는건 온당치 않다. 하지만 5·18 같은 역사적 사건에 대해서 인정할 부분은 인정하고 문제가 있는 부분만 제기를 했어야 했다. 문제가 된 주장(북한 개입설)에 대해서는 사과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 종편에서도 5·18 북한개입설 방송했는데 : "방송내용 가운데 일부 인정할만한 주장이 담긴 것도 있었지만 사실에 대한 확인 없이 북한군 개입설 등을 무리하게 방송에 내보낸 것은 문제다. 보수 중에서도 일부 극단적인 사람들만 동조할 내용이고, 대부분 시민들이 보기에는 너무 뜬금없는 것이었다"

- 일각에서는 일베를 폐쇄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 "일베 운영자가 이용자들에게 자제를 요청하는 식으로 자체적인 자정이 가능한 사안인데 너무 정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시일이 지나면 다른 사이트들처럼 일베 내부적으로 극단적인 주장은 걸러지게 될 것이라고 본다."

- 올해 1월 인터뷰 내용 : "일단 일베에 젊은 사람이 많이 모이고, 대선에서 야당 후보들의 문제점을 찾아내기도 했다. 보수층이 모일 수 있는 사이트가 있다는 것은 높게 평가한다. 일베 전에는 노노데모라는 곳이 있었다. 2008년 광우병 시위 때부터 시작을 했다. 그런데 사이트가 커지면 경영이라는 부분이 들어가게 되고, 어느 시점에 가면 경영이 어려워져서 활동이 위축되기도 한다. 젊은이들이 모이는 공간이 있으면 (기존 보수세력들이) 후원도 해주면 되는데 노노데모처럼 잘 됐다가도 기존 보수층이 자기희생을 안하니까 결국 많이 위축되는 상황이다. 솔직히 젊은 보수가 얼마나 있냐. 이번에 35% 가량이 박근혜를 찍은 것도 젊은 층이 극단적인 좌파에 대해 혐오감을 느꼈기 때문이고, 젊은보수가 주도하는 시민단체 같은 것은 잘 없다. 생겼다가도 없어진다. 저는 보수/진보, 좌/우를 떠나서 (인터넷 공간은) 공평하게 가야 한다고 보는 사람인데, 젊은 보수들이 인터넷에서 자기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이 아직도 한참 부족하다. 보수 쪽 원로들이 (젊은 보수들을) 많이 도와줘야 하는데 이 원로들이 문제가 많다. 뭐 자리라도 하나씩 줘야 모이고 국가안보 같은 것에는 잘 모이지만 자기희생을 잘 안한다."

원문기사 : http://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dept=113&art_id=201305281106011

Posted by 주간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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