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정에 들어선 전두환, 노태우

 

'땡전뉴스'가 부활했습니다. 11~12대 대통령을 지낸 전두환씨가 연일 방송과 신문지면을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주간경향>은 전두환씨와 13대 대통령을 지낸 노태우씨의 내란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내려지기 직전인 1997년 4월 10일 217호에서 전씨와 김영삼, 최규하 두 전직 대통령과의 관계를 엿볼 수 있는 두 개의 자료를 단독입수해 보도한 바 있습니다.

 15년이 지난 지금, 오래된 기사 두 건을 다시 꺼내봅니다.


* 전씨, YS에 훈요 11조 전했다.

조은희 기자

- 대통령 직무수행 경험으로 측근관리, 실세 관리법 강조

 "김영삼 대통령이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직접 친필로 작성한 ‘대통령 직무수행’ 지침서를 조금이라도 참고 했더라면 요즘과 같은 불행은 막을 수 있었을텐데"

 연일 쏟아지는 현철씨 관련 비리보도를 보며 전 전 대통령의 측근이 한 말이다.

 이 측근에 따르면 전 전 대통령은 1988년 2월 25일에 청와대를 떠나기 며칠 전에 후임 대통령에게 건네주기 위해 11개 항으로 된 대통령 직무수행지침을 작성했다고 한다. 대통령직을 수행해본 경험칙에 근거한 이른바 '훈요 11조'로서 특히 측근과 실세 관리법이 강조되어 있다고 한다.

 김현철 비리 이후 새삼 화제가 되고 있는 대목도 바로 이 측근 경계론을 편 수칙 5, 6, 8항. 전 전 대통령은 "한국적 지도방식을 한마디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측근이라는 인사에 의해 좌우되는 일이 있어서도 안되며 이점 항시 유의하여야 할 것"이라며 측근 경계를 당부했다.

 그는 "결심하는 시간 여유가 있을 때는 필히 관계장관의 의견과 책임부서의 보고를 직접 청취하여야 하며 그러한 시간 여유가 없을 때에는 반드시 회의를 소집하여 충분한 의견교환 후 결심하여야 한다"고 충고하면서 특별히 '유의항목'이라는 단서를 달아 "관료의 보고 전에 그 보고 내용이 측근에 의하여 사전 조정되고 있음을 유의하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 전 대통령은 또 6항에서 "대통령은 사람을 많이 만날 수 없다. 각료급에 속하는 책임자도 만날 수 있는 사람은 한정되어 있다. 대통령의 비서관이나 이른바 측근에 의하여 견제당할 경우에는 올바른 보고가 차단된다"고 측근의 비위나 잘못의 가능성을 지적하면서 "가급적 각 부처의 보고는 서면보고보다 직접 보고를 하도록 하며 특히 실무책임자인 국장급이 장관보고시 배석토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8항에서 "나는 전략기획팀을 구성하거나 극비사항일 경우, 3명 이상의 보좌관을 참석시켜 상의 또는 연구, 검토케 했다"고 측근 견제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전 전 대통령은 88년 2월 퇴임식이 끝난 뒤 이 수칙을 노 전 대통령에게 건네주려고 봉투를 갖고 노 전 대통령을 찾았으나 분위기상 전달하지 못했으며, 김영삼 대통령에게는 당선 인사차 연희동을 찾았을 때 '충고반 덕담반'으로 이 수칙의 내용을 구두로 전했다고 한다.

 전 전 대통령의 한 측근은 "그때는 김 대통령이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을 것"이라며 "요즘 측근의 비리, 더욱이 믿었던 아들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김 대통령이 지금이라도 다시 읽어보면 가슴이 찡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전 대통령의 친필 수칙의 사진은 이번에 처음 공개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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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주간경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