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선주자 관련 여론조사에서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몇 년간 줄곧 1위를 차지하고,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2위로 새롭게 자리잡았습니다. 그동안 2위를 차지했던 손학규 민주당 대표 역시 앞자리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습니다. 

앞자리에 위치한 세 정치인의 성격이나 행동을 살펴보면 왜 이들이 예비 대선주자로서 인기를 얻고 있는지 궁금해집니다. 이들이 갖고 있는 공통분모는 무엇일까요. 찬찬히 살펴보면 흥미로운 점이 눈에 띕니다. 이 세 정치인이 일반인들에게는 ‘신사적’인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흔히 정치인들이 신사적이라고 한다면 백봉신사상을 떠올립니다. 백봉신사상은 수많은 국회 출입 정치부 기자들이 뽑는 만큼 그 권위와 객관성을 인정받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손 대표는 의원 시절인 2001년과 2002년 연속으로 이 상을 받았습니다. 박 전 대표는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으로 이 상을 받았습니다.

문 이사장이 국회의원이었다면 아마 정치부 기자들이 뽑는 백봉신사상을 받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의 지지율이 상승한 요인으로, 전문가들은 절제된 발언과 성격을 손꼽습니다. 그의 신사적인 태도를 다른 말로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시대에 사람들은 왜 정치인에게서 신사적인 면모를 높이 평가하려고 할까요? 지금까지 정치행태는 신사적이지 않았고, 일련의 비신사적 사태에 신물이 났기 때문입니다. 몸싸움을 하고, 야비한 말로 상대방을 비하하고, 거짓 공약을 내놓았으면서도 사과를 하지 않는 일이 다반사였습니다. 이런 진흙탕 정치에서 고고하게 이미지를 유지한다는 것이 힘든 일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그나마 자신의 신사적인 이미지를 구축했습니다.

얼마 전까지는 이들처럼 신사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가 진흙탕 정치 속으로 들어가다시피 한 정치인의 행보가 한주 동안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습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입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8월 26일 서울시청 기자실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김창길 기자



진흙탕 바닥에서는 수없는 유혹이 손을 뻗칠 것입니다. 정치는 원래 그런 것이다, 대선주자는 험한 정치판에서 검증을 받아야 한다, 진흙탕 선거를 지휘해봐야 대선주자가 될 수 있다는 말로 유혹합니다. 맞는 말인 것 같지만 한 마디로 말하자면 신사적인 이미지를 버리고 함께 진흙탕에서 뒹굴자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꼼수란 것이 있습니다. 신사는 꼼수를 부리지 않습니다. 앞으로 대선주자에게 기대하고 싶은 것은 신사적인 태도와 행동입니다. 이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돼야 할 것입니다. 

<신사는 금발을 좋아한다>는 영화 제목이 떠오릅니다. 마릴린 먼로가 출연한 영화입니다. 이 제목을 따서 ‘신사는 신사를 좋아한다’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앞의 신사는 국민이고, 뒤의 신사는 대권주자입니다. 여러분이 바로 신사이고, 여러분은 누가 신사인지 아닌지를 구분하는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습니다.

<윤호우 편집장 hou@kyunghyang.com>

Posted by 주간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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